- ‘Green Life’ 전시.."환경을 고민하는 현대미술"
성남 헤드비갤러리에서는 3인전 전시 ‘Well Green Life’를 통해 환경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재종, 백은하, 윤소연 세 작가가 참여해 환경, 동물 보호, 인간과 자연의 공존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의 주요 내용은 멸종위기 동물, 과소비 경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룬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작가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다.김재종 작가는 유화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탐구한다. 그의 작품은 초현실적 화법을 사용하여 나무, 꽃, 동물, 하늘 등 자연의 요소들이 그림 속에서 각자의 모습으로 생명력을 가지며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 작가의 대표작인 ‘공존_말하기의 다른 방법’에서는 다양한 동물들, 예를 들어 돌고래와 사슴을 등장시키며, 이들 동물과 인간 세계의 일상적인 소재인 집, 책 등을 결합하여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강조한다. 그의 작품은 자연의 다양성을 나타내며,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백은하 작가는 동물과 환경 보호의 메시지를 따뜻하고 친근한 소재를 통해 전달한다. 현대 사회에서 동물이 단순히 도구로 여겨지는 현실을 비판하며, 동물과 인간이 잃어버린 인간다움을 돌아보게 한다. 백 작가는 동물의 피모를 연상시키는 천과 실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든다. 이 소재는 본능적으로 친근함을 주며, 동물 보호와 환경 문제에 대한 거리감을 줄인다. ‘마지막 장생도’ 작품에서는 둥근 모양의 자수 안에 장수하는 동물인 거북이와 두루미를 담아, 이들 동물이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존재임을 강조한다. 백은하의 작품은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따뜻한 감정으로 풀어내며, 관람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윤소연 작가는 일상적인 사물과 공간을 정물화로 표현하며, 최근에는 종이상자나 쇼핑백 등을 이용해 새로운 일상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의 작품은 과소비 문제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억을 걷는 시간’과 ‘나른하게 시작된 하루는 순식간에 일년이 되었다’ 등의 작품에서 윤 작가는 여러 겹의 일회용 상자들을 배치하고, 그 안에 자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이를 통해 지나친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관람객들에게 과소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이번 전시 ‘Well Green Life’는 작가들의 개인적인 스타일과 표현법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헤드비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사회 구성원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4월 5일까지 진행되며, 환경에 대한 깊은 생각을 촉발할 수 있는 중요한 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 점·선·면으로 만든 세계로의 초대..이내 작가 신작 전시 전격 공개
이내 작가가 점, 선, 면이라는 본질적인 요소의 놀라운 결합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기억', '시선', '경배' 3개의 시리즈 신작 20여 점을 갤러리나우에서 4월 3일부터 26일까지 선보인다.이내 작가는 현대미술 분야에서 독창적인 시각 언어를 구축하며 주목받아 왔다.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그는 다양한 실험적 기법을 통해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국내외 여러 전시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져왔다. 그의 작품은 국내 주요 갤러리뿐만 아니라 해외 아트페어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독창적인 색채와 조형 감각으로 주목받고 있다.'기억' 시리즈는 보는 시점, 시간, 빛에 의해 여러 감성의 이미지로 보여지는 초월적 풍경을 그린다. '시선' 시리즈는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중첩적으로 물감을 겹쳐 쌓음으로써 인생의 무게감을 드러내고 동시에 그물망처럼 얽혀 있는 현대 사회의 상호 관계성을 말한다. '경배' 시리즈는 자기 고백을 담은 일기와 같다.이내 작가의 작품들은 그려진 결과물보다 그리는 과정, 그리고 수많은 시간과 행위의 중첩으로 완성되는 결과물을 중시한다. 그는 반복적인 붓질과 레이어링 기법을 활용하여 작품을 구성하며, 이를 통해 시간성과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철학적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모든 시리즈의 이미지는 각기 다른 방법으로 완성된다. 이미지 또한 한 작가의 작품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다. 이는 이내 작가가 놀랍도록 균형 잡힌 감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억' 시리즈의 작품들은 다소 복잡해지고 변형이 가득한 패턴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작가는 "기억이란 착각을 동반하며, 착각은 각자의 개인적인 선험과 사고에 의해 한 장면으로 잔상처럼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시선' 시리즈는 겹겹이 쌓아 올려 그 안을 다채로운 색으로 빼곡하게 채운 그물망을 연상시킨다. 전형적이고 진지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답답하지 않은 질서감을 느낄 수 있다. '경배' 시리즈는 '기억'과 '시선'과는 확연히 다른 구성을 보여준다. 보다 단순하면서도 더욱 자유로워진 작가의 성찰이 투영된 듯하다. 이에 대해 작가는 "세상의 시련과 고통을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을 관람객들에게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날마다 무너지는 아픔과 시련을 겪으며 이를 극복했을 때의 환희와 승리의 기쁨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설명이다.'기억', '시선', '경배'로 이어지는 이내 작가의 작품 여정을 통해, 우리는 형상의 표면을 넘어 관념의 근원과 진정한 자아의 모습을 발견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 국립무용단 '미인'..실력파로 똘똘 뭉쳐
국립무용단의 새로운 작품 '미인'이 전통 무용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4월 3일부터 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될 '미인'은 우리 전통 민속무용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연출을 맡은 양정웅 감독은 "관객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친숙한 한국 민속 무용을 모았으며, 국립무용단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번 작품은 연극,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온 양정웅 연출과 Mnet '스테이지 파이터'에 출연한 정보경 안무가, 스타일리스트 서영희, 뮤직비디오 작업으로 주목받은 아트디렉터 신호승 등 국내 정상급 창작진이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양 연출가는 "우리의 팀은 'K-컬처 어벤저스'와도 같다"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민속무용의 다양한 요소를 충돌시키고 조화롭게 엮어낼 것"이라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특히 '미인'은 여성 무용수들만으로 무대를 구성해 기존 전통무용과 차별화를 두었다. 양 연출가는 "신윤복의 '미인도'에서 느껴지는 전형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21세기의 다양한 여성상을 무대에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에서는 여성 무용수들이 60분 동안 2막에 걸쳐 총 11개의 민속 춤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기자간담회에서는 본 공연에 앞서 칼춤, 부채춤, 산조·살풀이, 탈춤 등의 시연이 공개되었다. 부채춤에서는 백두대간의 능선을 형상화하는 한편,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기존의 우아한 이미지에 강렬한 에너지를 더했다. 특히 탈춤은 기존의 남성 연희자가 아닌 여성 무용수들이 선보이는 형태로 새롭게 해석되었으며, 무용수들은 탈을 쓰지 않고 한삼만을 활용해 춤의 감정을 표현했다. 정보경 안무가는 "탈을 쓰지 않아도 몸에서 나오는 기운과 에너지를 통해 춤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시도의 의미를 강조했다.본 공연에서는 강강술래, 승무·나비춤, 북춤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정 안무가는 "익숙한 전통 춤을 어떻게 새롭게 해석하고 접근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면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립무용단은 미래의 고전을 만들어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민속춤이라는 레퍼토리를 어떤 시선으로 보고 해석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또한, "춤의 변주를 통해 춤의 요소와 개념을 해체하고 다시 조합하며 새로운 방향을 찾아나가는 작업을 했다"며 단원들의 개성과 축적된 움직임을 존중하는 접근 방식을 강조했다.또한 이번 공연에서 기대를 모으는 또 다른 요소는 무대 의상이다. 서영희 디자이너는 "한복을 현대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안무가는 "서영희 선생님의 의상은 무용수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의상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연출된 장면도 많다"며 의상이 안무와 조화를 이루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미인'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고, 여성 무용수들의 섬세한 몸짓을 통해 한국 무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작품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 전통 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미인'은 민속무용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의미 있는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공연이 한국 무용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한국 게임사들 '중국 재정복' 나선다... 그러나 기다리는 건 '역습의 함정'
2016년 사드(THAAD) 배치로 촉발된 한한령(限韓令)이 마침내 해제 수순을 밟는 분위기다. 중국의 한류 콘텐츠 규제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게임업계가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 재진출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최근 한한령 해빙의 가장 뚜렷한 신호탄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이 중국 전역에서 상영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 감독의 영화가 중국에서 정식 개봉한 것은 무려 4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이 영화가 워너브라더스가 제작한 할리우드 작품으로 분류되어 상영이 가능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최근 양국 간 교류가 활발해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실제로 지난달 초 방중한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류 문화 개방을 요청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문화 교류는 양국 관계에서 매우 매력적인 요소"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한 중국은 이달 내로 문화사절단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며, 시 주석이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중국 정부가 한한령의 존재 자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어 명문화된 해제 선언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민간 차원의 교류 확대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이러한 흐름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바로 게임업계다. 한한령 이후 중국 당국은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증)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세계 2위 규모의 게임 시장이 막히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수출 타격은 불가피했다.이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 재진출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중 '블레이드앤소울2'를 중국에 선보일 계획이며, 시프트업은 '승리의여신: 니케'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중국에서 사전예약자 300만 명을 돌파한 '니케'는 시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위메이드는 3분기 '미르M'의 중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넥슨도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카잔'을 현지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재진입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난 8년간 중국 게임사들은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중국 게임들이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GPC)에 따르면, 중국 게임의 한국 수출액은 2020년 약 1조9760억원에서 2024년 약 2조4000억원으로 21%나 증가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중국산 게임 '라스트워: 서바이벌'과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각각 361억원, 35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 2위를 차지했다. '인페르노 나인'도 187억원으로 4위에 오르는 등 중국 게임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급증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침체했던 국내 게임업계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재진출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크래프톤과 넥슨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시장 인기를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넥슨은 작년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모바일'의 대흥행으로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업계 관계자는 "2017년부터 한한령 해제를 점치는 시각은 꾸준히 있었지만 매번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다"면서도 "작년부터 판호 발급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기류가 변했고, 혼란스러운 글로벌 상황과 맞물려 중국과의 화해 무드가 급물살을 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출시 후 뒤늦게 판호가 발급되는 탓에 트렌드에 맞는 게임을 중국에 선보이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 문제가 해소된다면 한국 게임사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도난된 장물로 밝혀진 보물, 결국 지정 취소돼
2016년에 보물로 지정된 ‘대명률’이 도난된 장물로 밝혀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은 문화유산 지정이 취소되는 첫 사례로, 문화재 관리와 지정 과정에서의 철저한 검증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대명률’은 중국 명나라 시대의 형법전으로, 조선 시대 형법의 기초가 된 중요한 고서이다. 해당 판본은 1373년에 초간본을 수정하여 1389년에 명나라에서 간행된 것으로, 국내외에서 전해지는 유일본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고서는 2016년 경북 영천에서 사설 박물관을 운영하던 A씨가 문화유산청에 보물로 지정 신청을 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A씨는 이 고서를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라 주장했으며, 이에 따라 문화유산청은 전문가들의 조사를 거쳐 ‘대명률’을 보물로 지정했다.그러나 지정된 지 4개월 만에 문제가 발생했다. 2016년 11월, 경찰은 문화재 특별단속을 통해 A씨가 2012년에 장물을 취급하는 B씨에게 1500만 원을 주고 ‘대명률’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B씨에게 ‘대명률’을 보물로 지정되면 추가로 1000만 원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보물로 지정된 후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에 B씨는 경찰에 협조하여 이 고서가 도난된 장물임을 폭로했다. 경찰 수사는 이후 A씨의 문화유산보호법 위반 혐의로 이어졌고, 결국 2022년 대법원은 A씨에게 징역 3년 실형을 확정했다.‘대명률’은 원래 경북 경주에 위치한 육신당이라는 서당에 보관되어 있었다. 이 서당은 1878년에 설립되었으며, 1998년에 고서와 기타 유물 81건 235점이 사라졌다고 신고되었다. 이후 2011년에는 국가유산청에 도난 신고도 진행됐다. 그러나 국가유산청은 보물로 지정하기 전 이 고서가 도난된 ‘대명률’인지 알지 못했다. 당시 고서가 여러 판본이 존재하는 책이라서 이를 다른 책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도난신고 당시 고서의 사진이 제공되지 않았기에 비교 자료가 부족했던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지정 당시 30일의 예고기간 동안 이의 제기도 없었다.문화유산청은 법원의 판결 후 ‘대명률’의 지정 취소를 결정을 내리며, ‘행정기본법’을 근거로 지정이 취소된 첫 사례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 ‘지정해제’와는 달리, 지정 취소는 아예 보물로 지정된 사실을 없던 일로 하는 조치이다. 그러나 법적 절차를 거쳐 다시 문화유산으로 신청하면 지정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현재 ‘대명률’은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대법원 판결 후 원 소유자에게 반환하려 했으나, 소유자가 사망한 상태여서 적법한 상속자를 확인 중에 있다. 상속권자가 확인되면 고서는 해당 상속자에게 반환될 예정이다.이번 사건은 문화유산 지정 과정에서의 검증 절차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남기고 있다. ‘대명률’은 2013년 12월 보물 지정 신청을 했고, 경북도문화유산위원회 심의와 3명 이상의 전문가 조사를 거친 후 보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고서의 출처와 입수 경위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음이 드러났다. 서적의 경우 동일한 판본이 여러 권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검증이 어려운 점도 있지만, 유물의 출처와 취득 경위를 더 신중하게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문화유산의 출처와 취득 경위는 학술적인 연구 대상이기 때문에 더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옥영정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서책의 경우 같은 판본이 많아 검증이 어려운 점이 있지만, 문화유산의 출처와 취득 경위가 연구의 중요한 부분이므로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대명률’의 보물 지정 취소는 문화유산 지정이 취소되는 첫 사례로, 앞으로 문화유산 지정 시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건이 되었다. 문화재의 관리와 보호에는 신중함과 정확한 절차가 요구되며, 이번 사례는 이러한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조선판 ‘N수생’ 김득신, 초등 교과서에 실렸다!
조선 중기 대표적 시인이자 독서광으로 알려진 백곡 김득신(1604~1684)의 조형물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며 관심을 끌고 있다. 충북 증평군은 증평군립도서관 앞에 설치된 '백곡집 파고라' 조형물이 2025년 검정 초등 4학년 미술 교과서에 소개됐다고 7일 밝혔다.증평군에 따르면 해당 조형물은 동아출판이 발행하는 교과서의 한 단원에서 신안 퍼플섬, 제주도 조랑말 등대 등과 함께 전국의 대표적인 생활 속 미술 작품 중 하나로 선정됐다. ‘백곡집 파고라’는 김득신의 문집인 ‘백곡집’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책을 뒤집어 지붕처럼 만든 독특한 구조물을 가지고 있다. 도서관을 찾는 주민들은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이 조형물은 증평군이 독서왕 김득신을 기리는 스토리텔링 공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설치한 것으로, 약 3,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증평군립도서관 주변에는 ‘백곡집 파고라’ 외에도 김득신의 서재를 재현한 ‘억만재’, 책 조형물, 김득신과 그의 아버지 김치를 기리는 포토존 등이 마련되어 있다.증평군 관계자는 “출판사 측에서 백곡집 파고라 조형물을 교과서에 소개하고 싶다고 먼저 제안했다”며 “김득신이라는 지역 출신 인물의 독서광적 면모를 특색 있게 조명한 점이 교과서 선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득신은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독서광이자 시인으로, 증평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그는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아 학습이 느렸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오랜 시간 꾸준히 독서를 이어간 끝에 59세의 나이에 문과에 급제하며 대기만성형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같은 책을 1만 번 이상 읽은 기록을 ‘독수기(讀數記)’에 남겼으며, <사기> ‘백이전’의 경우 무려 11만 3,000번을 읽었다고 전해진다.그의 문학적 재능도 뛰어났으며, 대표적인 시 ‘용호’는 조선 효종으로부터 “당나라 시에 견줄 만하다”는 극찬을 받았다. 또한 학자 이식은 “백곡의 문장이 당대 최고”라고 평가하기도 했다.증평군은 김득신의 독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부터 ‘김득신 독서마라톤 대회’를 매년 개최하며, 참가자들은 2월부터 11월까지 읽은 책의 권수에 따라 인증서를 받는다. 또한 김득신을 상징하는 캐릭터도 개발했으며, 머리에 갓 대신 책을 쓰고 오른손에 책을 든 모습이 특징이다.아울러 김득신의 고향인 율리 마을에서 그의 묘소까지 이어지는 500m 구간을 ‘김득신 길’로 조성해 방문객들이 걸으며 그의 삶을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삼가저수지 둘레길에는 책을 읽는 모습을 형상화한 김득신 동상이 세워졌으며, 유물과 작품을 전시하는 문학관도 운영되고 있다.이번 교과서 등재를 계기로 김득신의 독서 정신과 문화적 유산이 더욱 널리 알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증평군은 앞으로도 김득신을 기리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지역 문화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 '여사장의 탄생' 전쟁 속 생존형 창업기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집안일을 도맡던 여성들이 경제인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채 한 세기도 되지 않는다. 특히 사업체를 운영하는 여성들을 지칭하는 ‘여사장’이라는 단어는 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여성학 박사인 김미선 이화여대 연구교수는 신간 『여사장의 탄생』을 통해 한국 경제사와 여성 노동사에서 오랫동안 배제된 여사장의 발자취를 조명한다.저자는 여사장의 등장이 일제강점기 이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여성들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독립운동이나 국가 동원 등으로 인해 남편이 부재했던 상황에서 여성들은 가정 경제를 책임져야 했으며,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다. 이러한 경향은 6·25 전쟁을 거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1949년 상업 종사 여성은 8만1204명에 불과했지만, 전쟁 중인 1951년에는 59만3264명, 1952년에는 59만7257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불과 3년 만에 7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전쟁과 남성의 부재가 여성의 경제 활동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당시 여사장들이 할 수 있었던 일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음식 조리와 의류 제작이 대부분이었다. 난전에서 전이나 국밥을 만들어 팔거나 길모퉁이에 재봉틀을 놓고 즉석에서 옷을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일부 여성들은 미용 기술을 활용해 파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제활동을 이어갔다. 이처럼 전쟁 중에도 상당한 수익을 올린 여성들이 있었지만, 여전히 여성의 역할은 가정 내에 머물러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이 강하게 작용했다. 이들은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여전히 가사, 출산, 육아 등의 역할을 떠안아야 했고, 이러한 부담은 여성 기업인들의 사업 확장을 어렵게 만들었다.1980년대 이후에는 ‘여성 경영인’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재벌기업이 부상하면서 재벌가 여성들이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났고, 대표적으로 애경그룹의 장영신 회장과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있다. 이들은 남성 중심의 경제 구조 속에서도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여성 기업인의 입지를 넓혔다.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의 창업이 증가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의 여사장들이 생계를 위한 자영업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현재의 여성 창업가들은 자아실현과 성장을 목표로 창업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노동 시장에서의 차별적 대우와 지속적인 자기 증명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창업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변화는 2000년대 이후 인터넷 쇼핑몰 등의 기술적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여사장의 탄생』은 한국 경제사에서 간과되어 온 여성 경제인의 역사를 조명하며, 오늘날 여성들이 기업가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직면한 도전과 변화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여성들의 경제 활동이 단순한 생계 유지에서 벗어나, 자아실현과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 Z세대가 대한민국 바꾼다! 다꾸, 캐릭터, 신조어... 문화 지형도 재편!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Z세대가 대한민국 문화 지형도를 완전히 새롭게 그려나가고 있다. 스마트폰을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한 이들은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문화 코드를 만들어내며 사회 전반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트렌드는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시각과 감성을 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Z세대에게 다이어리는 단순한 일정 관리 도구가 아니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라는 용어가 널리 퍼지면서, 다이어리는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중요한 자기표현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다이어리 내부를 꾸미는 것을 넘어, 다이어리 커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다이어리 커버는 단순히 보호 기능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했다. 다양한 디자인과 캐릭터가 적용된 커버는 기분과 상황에 따라 교체할 수 있어 하나의 다이어리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명함이나 스티커를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있어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다.경제적 측면에서도 다이어리 커버는 Z세대의 현명한 소비 패턴을 보여준다. 매년 새로운 다이어리를 구매해야 하지만, 커버는 한 번 구매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 가성비가 좋다. 이러한 실용성과 개성 표현의 욕구가 맞물려 다이어리 커버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이나 서울일러스트페어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독립 작가들이 직접 디자인한 다이어리 커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포근하고 귀여운 느낌의 캐릭터가 적용된 커버가 Z세대 사이에서 선호되고 있으며, 이는 불안정한 사회 환경 속에서 위안을 찾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개그우먼 이수지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 현대 한국 사회의 다양한 캐릭터들을 예리하게 포착해 재창조하며 'Z세대의 인류학자'로 불리고 있다. 과거 50대 어머니나 조선족 캐릭터 '린자오밍'으로 인기를 얻었던 그녀는 이제 SNS 인플루언서부터 무당, 대치동 학부모까지 디지털 시대의 특징적인 인물상을 완벽하게 재현하며 새로운 경지에 올랐다.특히 인스타그램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인플루언서를 패러디한 '슈블리맘' 캐릭터는 큰 화제를 모았다. 다이어트 음료 '빼빼수'와 클로렐라 찰떡을 판매하는 이 캐릭터는 실제 인플루언서들이 사용하는 언어 패턴과 행동 양식을 완벽하게 포착했다. "제품 품질을 위해 공장 사장님과 싸우고 왔다"는 과장된 멘트나 소비자를 향한 생색내기식 표정 연기는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예술의 경지"라는 극찬을 받았다.무당 캐릭터 역시 현대 사회의 불안과 미신이 결합된 독특한 현상을 날카롭게 포착했다. 18층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땅 기운을 받으라며 계단을 이용하라고 조언하거나, '지옥철'(출퇴근 시간 혼잡한 지하철)을 타는 모습 등은 현대인의 불안과 이를 이용하는 무당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제이미 맘'이라는 대치동 학부모 캐릭터는 한국 교육열의 극단적 단면을 보여준다. 휴먼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해 고급 브랜드 몽클레르 패딩을 입고 포르쉐 카이엔을 운전하면서도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은 자녀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한국 부모의 모순적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이수지의 콘텐츠가 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한 웃음 유발을 넘어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이를 통해 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특별한 공감대가 없어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접근성 또한 그녀의 콘텐츠가 가진 강점이다.Z세대는 기존 언어 체계에 순응하는 대신 자신들만의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며 소통 방식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특히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의 개그맨 문상훈이 연기하는 '일타강사' 캐릭터는 미래에 유행할 신조어를 선제적으로 제시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문상훈이 제시한 신조어들은 현대 사회의 현상을 날카롭게 포착하면서도 언어적 감각이 뛰어나 실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지컬'은 피지컬(신체 능력)도, 뇌지컬(지적 능력)도 없는 사람을 의미하며, '밥플릭스'는 식사하면서 보는 영상 콘텐츠를 지칭한다. 이는 '밥친구'라는 기존 개념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테무인간'은 열심히 일하지만 결과물의 품질이 떨어지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현대 사회의 노력과 성과 사이의 괴리를 잘 포착한 표현이다. '랜선생님'은 비대면 만남을 통해 큰 가르침을 주는 사람을 의미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멘토-멘티 관계를 반영한다.이외에도 한숨을 쉬어 주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가리키는 '한플루언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는 매운 음식을 의미하는 '위쑤시개' 등 창의적인 신조어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신조어들은 단순한 언어 유희를 넘어 Z세대가 경험하는 현실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문상훈의 신조어 창작에 대한 반응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그의 언어적 창의성을 높이 평가하며 '천재'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신조어들은 SNS와 메신저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실제 일상 대화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Z세대가 주도하는 이러한 문화적 혁신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현상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첫 세대로서, 기존의 문화 코드를 수용하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새로운 코드를 창조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다꾸' 문화에서 볼 수 있듯이, Z세대는 일상적인 물건에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는 대량 생산된 획일적인 제품보다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이 반영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소비 패턴은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이수지의 캐릭터 연기가 보여주듯, Z세대는 사회 현상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이를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접한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이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표현한다.신조어 창작은 Z세대의 언어적 창의성과 자기표현 욕구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들은 기존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새로운 경험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언어적 혁신은 세대 간 소통의 장벽을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Z세대가 주도하는 문화 혁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트렌드와 문화 코드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기성세대와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 박경률 생활’ 전시..""붓질로 만든 천진난만한 평화"
박경률 작가의 개인전이 6일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에 위치한 페리지갤러리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생활(生活)’을 주제로 한 5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제목에 걸맞게 ‘날마다 기쁘고 좋은 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가로 10m에 달하는 대형 회화 작품으로, 작가의 ‘그리기’와 ‘생활’이라는 철학을 깊이 담고 있다.박경률 작가는 ‘생(生)’과 ‘활(活)’의 의미를 작품에 반영하여 ‘그리기’를 통한 창조와 그 창조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하는 과정을 중요한 테마로 삼았다. ‘생’은 예술가로서 창작을 통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 ‘활’은 그 창작된 것이 계속해서 살아 숨 쉬도록 만드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그는 이러한 개념을 통해 ‘생활’이라는 제목을 풀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다.이번 전시는 작가의 그리기 자체에 집중한 작업으로, 지난 몇 년간 진행된 실험적 작업들을 하나로 모은 결과물이다. ‘무엇이 회화가 되는가?’라는 화두 아래, 박경률은 전통적인 회화 방식을 넘어선 독특한 접근법을 시도해 왔다. 미술교육을 통해 체화된 대상을 재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작가는 서사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대신 형태와 색, 선을 통해 감각적인 자유를 표현하려 했다. 그의 작업은 재현이나 구성에 얽매이지 않고, ‘그리기’ 자체의 본질을 탐구하는 실험적 성격을 지닌다.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회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눈에 모든 장면을 파악할 수 없는 복잡한 선, 면, 그리고 다양한 색상으로 가득 차 있으며, 관람자는 그 속에서 점차적으로 붓질이 만들어내는 흐름과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뚜렷한 형상과 색이 주를 이루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형상들이 점차 다른 형태로 변화하고, 붓질에 의해 감추어졌던 형상들이 유령처럼 드러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관람자에게 깊은 몰입감을 제공하며, 그림을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박경률의 작업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특징은 ‘시간성’이다. 페리지갤러리의 모희 큐레이터는 박경률의 작업에서 시간의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작가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수정과 덧붙임, 삭제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며, 이러한 변화는 마치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되는 것처럼 보인다. 큐레이터는 이를 "작가의 시간과도 다르지 않다"고 표현하며, 그의 작업에서 보이는 변화의 순간들이 작가에게는 의도적이지 않고 무작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것들은 차곡차곡 쌓여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박경률은 회화를 그리는 동안 의식적으로 ‘그리기’에 몰입하며, 그 안에서 나오는 자유로운 붓질은 예술가에게 아무런 제약 없이 순수한 몰입의 시간을 선사한다. 그의 작품은 그러한 몰입이 만들어낸 천진난만한 평화로움을 감돌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작품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서, ‘생활’이라는 삶의 방식을 표현한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이번 전시는 4월 26일까지 계속되며, 관람은 무료로 제공된다.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관람객은 박경률의 회화 실험과 그가 추구하는 예술적 철학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박경률 작가는 2018년 송은미술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독특한 회화 스타일은 미술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예술적 실험을 한층 발전시킨 결과물로, 예술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큰 영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옥택연은 잊어라! 쇼뮤지컬 '드림하이' 귀환 "역대급 캐스팅" 공개
2011년 방영되어 큰 사랑을 받았던 KBS2 드라마 '드림하이'가 쇼뮤지컬로 돌아온다. 이번 공연은 송삼동, 고혜미, 진국, 윤백희 등 주인공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쇼뮤지컬 '드림하이'는 2023년 5월 초연되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으며, 2024년에는 일본 라이선스 수출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4월 5일6월 1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과 일본(4월 1127일 도쿄 시어터H)에서 동시에 막을 올린다.연출은 신해철 10주년 콘서트, 정해인·이제훈 팬미팅 등 다양한 대형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끈 염현승 감독이 맡아, 감각적이고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뮤지컬 '라이카', '고스트 베이커리' 등에서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은 박재현 음악감독이 합류하여 완성도를 높인다.드라마에서 김수현이 연기했던 '송삼동' 역은 세븐, 김동준, 진진(아스트로), 영재(갓세븐)가 맡아, 가수 '더 케이(The K)'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옥택연이 연기했던 '진국' 역은 추연성, 장동우, 강승식, 윤서빈이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사한다.'제이슨' 역에는 블락비 유권, 임세준, 그리고 초연에서 어린 삼동 역을 맡았던 김동현이 합류하여, 뛰어난 춤 실력을 선보인다. '백희' 역은 선예와 루나가, '강오혁' 역은 이지훈, 김다현, 정동화가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마두식' 역은 김주호, 태항호, 류승무가, 기린예고 '교장' 역은 박준규, 배해선이 맡는다. 특히, '드림하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하는 박경림이 교장 역으로 직접 출연하여,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쇼뮤지컬 Again(어게인) '드림하이'는 오는 7일 1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